라이프스타일엔터테인먼트기술산업사회금융건강스포츠

한국 재난안전 미디어의 혁신

오피니언

임홍갑 김포대학교 멀티미디어과 교수.

임홍갑 김포대학교 멀티미디어과 교수.

국가통계포털 '지표누리'에 따르면 2023년 대한민국이 자연재해(태풍, 홍수, 호우, 대설 등)로 인한 피해액이 4조 4109억원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원·경북 대형 산불, 여름철 기록적 폭우, 가을 태풍, 겨울 폭설이 연중 이어졌고 국민 생명과 재산은 반복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더 치명적인 것은 반복되는 '인재(人災)'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압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제주항공 사고 등은 모두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에서 사회적 분노를 남겼다. 그리고 그 공통된 원인은 바로 소통의 실패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20여개 정부 기관이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경보를 발령하고 연간 900건 이상 울리는 경보는 국민의 경계심을 무디게 만든다. 재난이 발생한 후에야 속보가 넘치고 위기 대응은 여전히 비상시 중심으로 작동한다. 결국 현장에선 정보 혼선이 일어나고 국민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른 채 우왕좌왕한다.

이제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단순한 재난방송 채널이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재난안전 미디어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 생태계는 실시간 경보와 상황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IPTV·모바일 등에서 즉시 접근 가능해야 하며 콘텐츠는 단순 전달을 넘어서 체험·참여형으로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보유한 공공 콘텐츠(KASEM, SAFE TV 등)를 통합 재편하고 어린이부터 고령층까지 연령 맞춤형 교육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이 방향은 정부 정책과도 정합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기후에너지부 신설, 탄소중립 2050, 재난 예산 21조원 등의 정책은 단기 대처를 넘는 일상 속 실천 기반 없이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미디어 환경이 이를 뒷받침하면 정책 체감도는 물론, 실질적 행동 변화도 유도할 수 있다.

AI 기반 재난 콘텐츠 플랫폼이 도입된다면 국민의 재난 대응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흥미와 몰입감을 갖춘 콘텐츠를 통해 사전 시나리오 학습이 가능하고 지역별 상황을 반영한 경보·알림은 신뢰도 높은 안내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재난 발생 이후가 아니라 발생 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선제적 구조가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이 플랫폼은 중앙정부만이 아닌 지방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분산형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지역 단위의 커뮤니티 미디어, 사회관계망(SNS) 채널, 시민 리포터 등이 정보 생산과 확산에 기여한다면 단순히 정부 중심이 아닌 시민 기반의 안전 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 실제로 일본의 일부 지자체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재난 유튜브 방송'과 '마을 기후 앱'을 운영하며 사전 훈련과 실시간 대응을 함께 실현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을 안전정책과 연결한 대표 사례다.

재난은 불가항력처럼 다가오지만, 소통은 인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과 구조다. 이제는 정보가 아니라 정보가 흐를 환경을 설계할 때다.

광고

광고

추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허상... 권력 독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허상... 권력 독점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민을 위해 이 몸 바쳐 일하겠습니다." "관련 업계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모든 정책을 동원하겠습니다."
대선 캠프 핵심 참모의 조건: 충성과 직언의 균형으로 지도자를 완성하다
대선 캠프 핵심 참모의 조건: 충성과 직언의 균형으로 지도자를 완성하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12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모든 선거가 그렇듯, 이번 대선의 승패 역시 후보 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다.
26일 앞둔 조기대선, 민주당vs국민의힘 '선거 준비' 극명한 대조
26일 앞둔 조기대선, 민주당vs국민의힘 '선거 준비' 극명한 대조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시간은 모든 이에게 공평하다.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특히 선거에서는 이러한 시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유권자의 마음을 읽고 진심을 보여준 후보와 정당은 불리한 상황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한국 P2P 시장의 위기, 과도한 규제가 원인이다
한국 P2P 시장의 위기, 과도한 규제가 원인이다
2019년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는 한국 금융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2500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으로 이어진 이 사건은 미국 P2P 대출 플랫폼 DLI(Direct Lending Investments)에 투자된 자금이 문제가 되면서 발생했다. 국내 3개 은행과 9개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이 펀드는 총 6500억 원 이상이 모아질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당시 한국 금융기관들이 미국 P2P 서비스를 얼마나 신뢰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인공지능부 탄생?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의 선택
과학기술정보통신인공지능부 탄생?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의 선택
대한민국 정부 부처 중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조직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인공지능부'(13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9자)에 인공지능 정책을 추가한 이 개편안은 최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했다. 핵심은 AI 정책의 총괄 조정 기구를 마련하는 것.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한 점에서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부의 사회적 책임, 과연 어디까지인가? 홈플러스 사태로 본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현실
부의 사회적 책임, 과연 어디까지인가? 홈플러스 사태로 본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현실
'입신양명'이라는 말이 단순히 출세와 성공을 의미하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 사람들은 이름을 날리는 것만으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보지 않는다. 돈과 권력의 집중이 심해진 만큼, 부와 지위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더욱 뜨겁다.
대선 사전투표 D-3, 유권자의 선택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대선 사전투표 D-3, 유권자의 선택이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일(29~30일)이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권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시기, 아직 투표 여부나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러자들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토허구역 해제 영향은 계속될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둔화...토허구역 해제 영향은 계속될까?
최근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한 달여 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당국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시장 안정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숨 고르기 과정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금리 인하 속 상업용 부동산 시장,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 찾기
금리 인하 속 상업용 부동산 시장,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 찾기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에 따른 기대감과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을 위한 조건들이 아직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관세 전략의 숨은 진실: 달러 패권 유지에서 글로벌 경제 재편까지
트럼프 관세 전략의 숨은 진실: 달러 패권 유지에서 글로벌 경제 재편까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닙니다. 이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으로, 달러 패권 강화, 제조업 회귀, 고용 창출, 세수 증대, 기술 주도권 확보 등 다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심장, 데이터센터 전쟁이 시작됐다
AI 시대의 심장, 데이터센터 전쟁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혁명이 전 세계 산업 판도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부터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첨단 기술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안: 한국이 블록체인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마지막 기회
디지털자산기본법안: 한국이 블록체인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마지막 기회
2024년 경제계의 핫 이슈는 관세 문제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주도할 수 있는 미래 전략은 AI와 디지털자산 정책이다. 지난 12월 26일 'AI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이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안' 제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석유화학업계의 절체절명, 정부-기업 갈등 속 '골든타임' 사라지다
석유화학업계의 절체절명, 정부-기업 갈등 속 '골든타임' 사라지다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만 갑니다. 정부와 소통한다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고, 양측의 입장 차이만 점점 더 벌어지고 있어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미국, 중국 저사양 AI 반도체 수출까지 강력 제한...중국 "두려움 없이 맞설 것"
미국, 중국 저사양 AI 반도체 수출까지 강력 제한...중국 "두려움 없이 맞설 것"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며, 이제는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까지 엄격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로써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MBK 김병주 회장의 '아시아 사모펀드론'은 어디로 갔나? 홈플러스 파장 속 진실
MBK 김병주 회장의 '아시아 사모펀드론'은 어디로 갔나? 홈플러스 파장 속 진실
2011년 개봉한 영화 <마진 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 작품이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리먼 브러더스는 한국 금융권에 구제 투자를 요청했던 사실이 있다. 당시 산업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등이 리먼 인수를 검토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카톡 프로필이 지브리풍으로 물들다...AI 열풍 속 한국의 현실은?
카톡 프로필이 지브리풍으로 물들다...AI 열풍 속 한국의 현실은?
요즘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열면 마치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10대 청소년부터 60대 어르신까지, 평소 기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AI가 생성한 '지브리 스타일' 프로필 사진으로 도배하고 있다.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가는 길
탄핵 이후의 대한민국,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가는 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작년 12월 그 충격적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더욱 깊어진 국민 간의 갈등을 바라보며,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되새겨본다. 단순한 '민주주의 승리'를 넘어,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진정한 화해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젠슨 황의 충격 발언 후 주가 폭락...AI와 양자컴퓨팅은 적인가 동지인가?
젠슨 황의 충격 발언 후 주가 폭락...AI와 양자컴퓨팅은 적인가 동지인가?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한마디가 기술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는 최소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그의 예측이 발표되자마자, 글로벌 증시는 순식간에 뒤집어졌다.
AI 혁명의 현장, 국제인공지능대전 2026에서 펼쳐진 미래 기술
AI 혁명의 현장, 국제인공지능대전 2026에서 펼쳐진 미래 기술
[정구민의 AI 인사이트]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는 제8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6)이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글로벌 AI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주목받았습니다.
기업 '리밸런싱' 열풍 속에 숨겨진 한국 제조업의 위기 신호
기업 '리밸런싱' 열풍 속에 숨겨진 한국 제조업의 위기 신호
최근 기업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리밸런싱'이라는 용어. 원래 투자 은행에서 사용하던 전문 용어가 이제는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 전략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구조조정이라는 단어보다 부드러운 뉘앙스를 풍기며, 마치 평상시에도 할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